전장·로봇 공급망의 기록
로봇·모빌리티 테마와 전장(자동차 전자부품) 공급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공시·거래소 데이터로 정리한 사실의 타임라인.
전 354편 · 20 / 45 페이지
SbW를 처음 양산한 손, 은탑산업훈장을 받다: HL만도가 그린 '섀시의 전자화' 40년
제61회 발명의 날에서 HL만도 조성현 부회장이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전자 구동 제동장치(EMB)와 조향 바이와이어(SbW)로 대표되는 40년의 궤적은, 쇠막대와 유압이 지배하던 섀시가 전선과 제어기로 넘어가는 산업 전환 그 자체다. SbW 국내 최초 양산과 바이와이어 법규 제정을 주도한 실무 포상까지 나오면서, 조향·제동·현가의 '와이어화'가 제도와 양산 양쪽에서 궤도에 올랐음을 확인시켰다.
전압을 코어 옆으로 끌어당기다: ADI의 '엠파워' 15억달러 인수와 로봇·차의 다음 전력 병목
아나로그디바이스(ADI)가 통합전압조정기(IVR) 기술을 가진 엠파워 세미컨덕터를 15억달러에 인수 완료했다. AI 프로세서의 전력 병목을 프로세서 패키지 안쪽에서 푸는 '버티컬 파워' 흐름은, 연산량이 폭증하는 자율주행 도메인 컨트롤러와 휴머노이드 두뇌에도 같은 숙제를 던진다.
일본이 쥔 '70%의 관절'을 푼다: 로봇 정밀 감속기로 몰리는 돈과 국산화 컨소시엄
휴머노이드 한 대에 20~30개가 들어가는 정밀 감속기 시장은 일본 하모닉드라이브시스템즈(HDS)가 70% 이상을 쥔 요충지다. 2026년 6~7월, 이 병목을 겨눈 한국 부품사로 자금과 협업이 몰렸다. VDS는 100억~150억원 상환전환우선주 조달을 추진하고, 로봇 손·액추에이터 기업 테솔로·본시스템즈도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해성에어로보틱스는 아이로보틱스·헥사로보틱스와 3자 MOU로 감속기 국산 풀라인업을 짜기로 했다. 국산화가 'R&D 구호'에서 '양산 수요처 확보'로 넘어가는 신호다.
'아세안 칩스법'과 태국의 SiC 승부수: 한국 전력반도체 기술이 동남아 전기차 공급망의 씨앗이 되다
아세안이 '차이나 플러스 원'을 넘어 독자 반도체 블록을 겨냥한다. 2026년 7월 7일 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태국은 '국가 반도체 로드맵 2050'으로 114조원 유치와 전력반도체(SiC) 공급망·국산화율 50%를 내걸었고, 그 첫 SiC 웨이퍼 팹은 한국 파워마스터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짓는다. 자동차 강국 태국이 차량용 SiC로 수직계열화를 노리는 흐름은, 한국 전력반도체·전장 부품사에 새 수출 좌표를 던진다.
특허 1만건과 R&D 5.2조: 현대모비스 지속가능성보고서가 보여준 '반도체 내재화'의 체력
국산화는 구호가 아니라 체력이다. 현대모비스가 2026년 6월 펴낸 지속가능성보고서는 3년간 R&D 5조2176억원, 누적 특허 1만356건, 협력사 구매대금 157조원이라는 숫자로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의 물적 토대를 드러냈다. 시스템·전력반도체 설계 역량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고, 액추에이터를 넘어 센서·제어기까지 로보틱스 부품을 확장한다는 '뇌와 몸체' 투트랙의 뒷배가 이 숫자들이다.
완성차가 '자율주행을 직접 만들지 않겠다'고 할 때: 폭스바겐·보쉬 결별과 한국 센서·모듈의 기회
폭스바겐 자회사 카리아드가 보쉬와의 자율주행동맹(ADA) 조기 종료를 확정했다. 15억 유로를 쏟고도 레벨3 상용화의 벽을 넘지 못한 유럽 1위 완성차가 '자체 개발'에서 '외부 조달'로 방향을 트는 흐름은, E2E·VLA로 진화하는 자율주행 두뇌 경쟁과 맞물려 한국의 카메라·레이더·모듈 공급사에 새로운 수주 지형을 연다.
배터리 셀을 잇는 '2.2미터 회로 리본': 전기차용 FPCB와 시노펙스의 베트남 증설
시노펙스가 베트남 옌퐁 공장에 150억원을 추가 투입해 전기차 배터리용 FPCB(연성회로기판) 모듈 양산 라인을 늘린다. 스마트폰 부품이던 연성회로가 배터리 셀과 구동계를 잇는 초장축 부품으로 옮겨가는 흐름을 짚는다.
휴머노이드 원가의 절반을 쥔 '관절': 액추에이터 공급망에서 중국을 깨는 한국 부품사
휴머노이드 로봇 한 대의 제조 원가에서 30~50%를 차지하는 부품은 두뇌도 배터리도 아닌 '관절', 곧 액추에이터다. 지금 이 시장은 중국의 산화인텔리전트컨트롤스·토푸그룹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 자동차 전동화 부품 기술이 액추에이터와 거의 그대로 겹치면서, 보스턴다이내믹스 스팟에 액추에이터를 대는 HL만도와 아틀라스 후보로 거론되는 삼현 등 한국 부품사들이 '비중국' 대안으로 그 벽을 두드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