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로봇 공급망의 기록
로봇·모빌리티 테마와 전장(자동차 전자부품) 공급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공시·거래소 데이터로 정리한 사실의 타임라인.
전 419편 · 38 / 53 페이지
폐배터리는 쓰레기인가 광산인가: 'LFP 역설'과 한국의 순환경제 베팅
전기차가 늘면 다 쓴 배터리도 쌓인다. 그런데 요즘 대세인 LFP 배터리는 비싼 금속이 거의 없어 재활용해도 손해라는 역설이 드러났다. 정부는 이 빈틈을 제도로 메운다. 2027년 재생원료 인증제를 앞두고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버려지던 배터리를 '도시광산'으로 바꾸는 순환경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로봇 잘 쓰는 나라에서 잘 만드는 나라로: 정부 '제조AI 2030'과 부품사의 로봇 전환
정부가 2030년 피지컬 AI 세계 1위를 선언했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점유율을 1%에서 20%로 끌어올리고, 제조업 AI 전환(M.AX)에 민관 20조원을 투입해 100조원의 부가가치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무기는 한국이 가진 세계 최고의 제조 공급망이며, 그 중심에 자동차 부품사의 로봇 전환이 있다.
전압을 높여라: 전기차가 800V로 가는 이유와 'SiC'라는 열쇠
더 빠른 충전과 더 긴 주행거리의 비밀은 의외로 단순하다. 전압을 높이는 것이다. 전기차는 400V에서 800V로, 산업계 전체가 고전압 시스템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 전환을 가능케 한 열쇠가 SiC(탄화규소) 전력반도체이며, 그 핵심 소재인 SiC 웨이퍼에서 한국의 SK실트론이 세계 3대 업체로 올라서 있다.
자율주행 센서의 세 번째 축: '4D 이미징 레이더'와 악천후를 뚫는 눈
카메라는 어둠과 안개에 약하고, 라이다는 비싸다. 그 사이를 파고드는 센서가 4D 이미징 레이더다. 거리·방향·속도에 '높이'까지 읽어내며, 라이다의 20~30% 가격으로 악천후를 뚫는다. LG이노텍이 국내 전문기업 스마트레이더시스템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한국이 자율주행 센서의 마지막 퍼즐에 본격적으로 손을 뻗었다.
주차된 전기차가 발전소가 된다: V2G와 모빌리티·에너지의 결합
전기차는 달리지 않는 시간이 훨씬 길다. 그 시간 동안 거대한 배터리를 놀리지 않고 전력망에 빌려주면 어떨까. 현대차그룹이 제주에서 V2G 시범 서비스를 일반 고객으로 넓히고, 한국과 미국에 'GRID' 상표를 무더기로 출원하며 상용화에 시동을 걸었다. 자동차가 '바퀴 달린 발전소'이자 에너지 자산이 되는 시대다.
전선 600m가 사라졌다: '존 아키텍처'와 차량 전자장치의 대통합
SDV의 진짜 혁명은 화면이 아니라 차 안의 '배선'에서 일어난다. BMW는 노이에 클라쎄에 존 아키텍처를 적용해 와이어링 하네스를 600m 걷어내고 무게를 30% 줄였다. 수십 개로 흩어졌던 제어기가 몇 개의 중앙 컴퓨터로 합쳐지는 전자 아키텍처 대전환이 시작됐고, 한국의 HL클레무브도 그 한복판에 있다.
13년 적자를 턴 전장: LG전자 VS사업의 흑자 전환과 '전장은 캐시카우'라는 명제
전장 사업은 돈이 안 된다는 말이 오래 따라다녔다. LG전자가 그 통념을 깼다. 사업본부 출범 13년, 제품 공급 20여 년 만에 전장(VS) 사업이 누적 적자를 털고 역대 최대 실적과 함께 안정적 캐시카우로 올라섰다. 구동모터를 만드는 LG마그나도 흑자로 돌아섰다. 전장은 오래 걸리지만, 한번 궤도에 오르면 단단하다.
계기판이 사라진다: 앞유리가 화면이 되는 시대, 그리고 현대모비스의 '홀로그래픽 HUD'
화면을 키우는 경쟁의 끝에서, BMW는 계기판을 아예 없앴다. 신형 iX3는 앞유리 하단 전체를 가로지르는 '파노라믹 비전'으로 정보를 띄운다. 앞유리가 디스플레이가 되는 흐름은 광학·프로젝터·필름이라는 새로운 전장 부품 시장을 연다. 현대모비스는 자이스와 손잡고 2027년 양산을 겨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