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로봇 공급망의 기록
로봇·모빌리티 테마와 전장(자동차 전자부품) 공급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공시·거래소 데이터로 정리한 사실의 타임라인.
전 415편 · 37 / 52 페이지
차 한 대에 커넥터 100만원: 전기차가 끌어올린 '연결'의 값
전기차가 비싼 이유를 떠올리면 보통 배터리, 모터, 반도체를 생각한다. 그런데 조용히 값이 몇 배로 뛴 부품이 있다. 전선과 전선을 잇는 '커넥터'다. 내연기관차에서 10만~20만원이던 차량당 커넥터 소요액이 전기차에서는 100만원을 넘는다. 전류가 흐르는 길목을 쥔 이 작은 부품이, 전동화가 키운 숨은 성장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구에서 '도로 위 디스플레이'로: 헤드램프의 전장화와 한국 부품사의 북미 입성
헤드램프는 오랫동안 '전구'였다. 켜고 끄는 단순한 부품이었다. 그런데 지금 헤드램프는 수만 개의 LED를 소프트웨어로 제어하고, 도로 위에 경고와 안내를 그려내며, 카메라·센서와 연동되는 차량 전자장치로 변하고 있다. 빛이 전장(電裝)이 되는 이 흐름의 길목마다, 한국 부품 공급망이 자리를 넓히고 있다.
차가 운전자를 마주 본다: 'DMS 의무화'와 차 안을 향하는 카메라
지금까지 자동차의 카메라는 바깥, 즉 도로와 차선과 보행자를 봤다. 이제 카메라 한 대가 방향을 틀어 운전자와 탑승자를 마주 본다. 졸음과 한눈팔기를 잡아내는 '인캐빈 센싱'이다. 유럽이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 장착을 법으로 의무화하면서, 차 안을 향한 카메라가 전장 부품의 새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번 팔고 끝이 아니다: 자동차 '구독 경제'와 수익 방정식의 전환
100년간 자동차 산업의 성공 공식은 '더 많이 만들어 더 싸게 파는' 규모의 경제였다. 그 공식이 흔들린다. 소유 대신 이용을 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완성차 업체는 차를 한 번 팔고 끝내는 대신 구독과 소프트웨어로 '계속 버는' 길을 찾는다. 자동차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폐배터리는 쓰레기인가 광산인가: 'LFP 역설'과 한국의 순환경제 베팅
전기차가 늘면 다 쓴 배터리도 쌓인다. 그런데 요즘 대세인 LFP 배터리는 비싼 금속이 거의 없어 재활용해도 손해라는 역설이 드러났다. 정부는 이 빈틈을 제도로 메운다. 2027년 재생원료 인증제를 앞두고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버려지던 배터리를 '도시광산'으로 바꾸는 순환경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로봇 잘 쓰는 나라에서 잘 만드는 나라로: 정부 '제조AI 2030'과 부품사의 로봇 전환
정부가 2030년 피지컬 AI 세계 1위를 선언했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점유율을 1%에서 20%로 끌어올리고, 제조업 AI 전환(M.AX)에 민관 20조원을 투입해 100조원의 부가가치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무기는 한국이 가진 세계 최고의 제조 공급망이며, 그 중심에 자동차 부품사의 로봇 전환이 있다.
전압을 높여라: 전기차가 800V로 가는 이유와 'SiC'라는 열쇠
더 빠른 충전과 더 긴 주행거리의 비밀은 의외로 단순하다. 전압을 높이는 것이다. 전기차는 400V에서 800V로, 산업계 전체가 고전압 시스템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 전환을 가능케 한 열쇠가 SiC(탄화규소) 전력반도체이며, 그 핵심 소재인 SiC 웨이퍼에서 한국의 SK실트론이 세계 3대 업체로 올라서 있다.
자율주행 센서의 세 번째 축: '4D 이미징 레이더'와 악천후를 뚫는 눈
카메라는 어둠과 안개에 약하고, 라이다는 비싸다. 그 사이를 파고드는 센서가 4D 이미징 레이더다. 거리·방향·속도에 '높이'까지 읽어내며, 라이다의 20~30% 가격으로 악천후를 뚫는다. LG이노텍이 국내 전문기업 스마트레이더시스템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한국이 자율주행 센서의 마지막 퍼즐에 본격적으로 손을 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