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로봇 공급망의 기록
로봇·모빌리티 테마와 전장(자동차 전자부품) 공급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공시·거래소 데이터로 정리한 사실의 타임라인.
전 412편 · 34 / 52 페이지
빈 차로 돌아오지 않는다: 마스오토의 트레일러 자율주행과 '무인 간선물류'의 현실화
자율주행이 가장 먼저 돈을 버는 곳은 로보택시가 아니라 화물이다. 정해진 고속도로를 반복해 달리는 간선물류가 그 무대다. 그리고 그 일이 지금 한국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마스오토가 국내 최초로 트레일러 자율주행 유상 운송을 시작하고, 미국에서는 왕복 7000km 대륙횡단 노선을 돌린다. 라이다도 고정밀지도도 없이, 카메라와 AI만으로.
SiC 다음은 GaN: 전기차 전력반도체의 새 승부처와 현대차·기아의 베팅
전기차의 효율을 좌우하는 전력반도체에서, 실리콘카바이드(SiC)에 이어 또 하나의 소재가 떠오른다. 질화갈륨(GaN)이다. 스위칭 손실이 적고 더 작고 가볍게 같은 전력을 다룰 수 있어, 원래 충전기와 소비자 기기에 쓰이던 GaN이 이제 자동차의 심장부까지 진입하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이스라엘 GaN 기업에 투자하며 이 기술의 내재화에 나선 이유다.
로봇의 마지막 감각, '촉각': 계란을 쥐는 센서와 에이딘로보틱스의 국산화
로봇은 이제 잘 보고 잘 듣는다. 시각과 청각 센서는 성숙했다. 그런데 아직 잘 '못 느낀다'. 계란을 깨뜨리지 않고 쥐려면 촉각이 필요한데, 이 촉각 센서가 휴머노이드 상용화의 발목을 잡는 마지막 병목으로 꼽힌다. 그리고 이 어려운 감각을, 성균관대에서 출발한 한국 스타트업 에이딘로보틱스가 국산화해 세계로 내보내고 있다.
듣기 전에 지운다: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과 정숙성의 전장화
조용한 차는 오랫동안 흡음재를 덧대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문제는 부품을 붙일수록 무거워지고, 그래도 저주파 노면소음은 잘 잡히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등장한 것이 소음을 '듣기 전에' 지우는 능동형 기술이다. 센서로 진동을 읽고 반대 위상의 소리나 댐퍼 제어로 소음을 상쇄한다. 정숙성마저 이제 센서와 소프트웨어의 문제가 되고 있다.
10배 담지만 300% 부푸는 '꿈의 소재': 실리콘 음극재와 전기차의 아킬레스건
전기차의 두 가지 불안, 짧은 주행거리와 긴 충전 시간은 결국 배터리 음극재로 귀결된다. 지금 쓰는 흑연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고, 대안인 실리콘은 흑연보다 10배 많은 에너지를 담는 '꿈의 소재'다. 문제는 충·방전 때마다 부피가 300%까지 부풀며 산산조각 난다는 것. 이 치명적 약점을 한국 연구진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며, 20분 충전에 1000km 가는 전기차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소프트웨어도 '부품'이다: SDV 시대의 숨은 공급망, 차량용 SW 기업들
지금까지 mobilitychain이 추적해 온 공급망은 대부분 만질 수 있는 부품이었다. 반도체, 센서, 커넥터, 디스플레이. 그런데 자동차가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SDV로 바뀌면서, 만질 수 없는 또 하나의 공급망이 떠오른다. 차량 화면과 OTA, 앱 생태계를 굴리는 코드를 누군가는 써야 한다. 소프트웨어가 새로운 '부품'이 되는 시대, 한국에도 그 코드를 짜는 회사들이 있다.
모터의 자석을 '도시에서 캔다': 희토류 무기화와 폐구동모터 순환 광산
전기차와 로봇을 움직이는 모터의 심장에는 강력한 영구자석이 있고, 그 자석은 희토류로 만든다. 그런데 이 희토류를 중국이 사실상 독점하며 수출을 조이기 시작했다. 새 광산을 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한국이 택한 답은 발상의 전환이다. 폐차된 구동모터에서 자석을 다시 캐내는 '도시 광산'이다.
도로를 미리 읽는 서스펜션: '프리뷰 에어 서스펜션'과 승차감의 전장화
서스펜션은 오랫동안 노면 충격을 '받아서' 흡수하는 부품이었다. 그런데 요즘 고급차의 서스펜션은 카메라와 내비게이션으로 도로를 '미리 읽고' 준비한다. 과속방지턱 100m 전에 앞바퀴를 슬쩍 높이는 식이다. 승차감을 좌우하던 기계 부품이 센서와 전자제어로 무장하며 전장화되고 있고, 그 핵심 부품인 에어 스프링은 한국 부품사의 손으로 국산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