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로봇 공급망의 기록
로봇·모빌리티 테마와 전장(자동차 전자부품) 공급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공시·거래소 데이터로 정리한 사실의 타임라인.
전 414편 · 36 / 52 페이지
차와 차가 직접 대화한다: 'V2X 통신 반도체'와 자율주행의 신경망
자율주행차는 자기 눈(센서)만으로 달리지 않는다. 모퉁이 너머 보이지 않는 차, 빙판길, 사고 현장을 미리 알려면 차와 차, 차와 도로가 직접 대화해야 한다. 그 대화를 가능케 하는 것이 'V2X 통신 반도체'다. 퀄컴과 NXP가 장악한 이 시장에서, 한국의 작은 팹리스 에티포스가 글로벌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V2X 주권'을 말하고 있다.
바퀴 안으로 들어간 모터: '인휠 시스템'과 구동계가 사라진 자동차
자동차는 100년 넘게 같은 방식으로 움직였다. 중앙의 동력원이 변속기와 구동축, 디퍼렌셜을 거쳐 바퀴로 힘을 보낸다. 그런데 모터를 아예 바퀴 안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 현대모비스의 '인휠 시스템'은 이 발상에서 출발해, 구동계를 통째로 없애고 네 바퀴를 따로따로 제어한다. 하드웨어 혁신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소프트웨어 혁신이고, 그 끝은 로봇과 특수 모빌리티로 이어진다.
전기차 인버터 속 '숨은 댐': DC링크 커패시터와 필름 소재의 국산화
전기차의 심장은 배터리지만, 그 심장 박동을 고르게 다듬는 장치가 따로 있다. 배터리와 모터 사이에서 출렁이는 전압을 잡아주는 'DC링크 커패시터'다. 인버터 효율을 좌우하는 이 부품의 핵심은 얇은 필름이고, 그 필름의 원재료는 오랫동안 일본과 유럽에 기대 왔다. 이제 한국 부품사들이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 공급망을 안으로 들이고 있다.
차의 두뇌를 떠받치는 무대: '차량용 AP 모듈'과 반도체 기판의 부상
차가 컴퓨터가 된다는 말은 익숙하다. 그런데 컴퓨터에는 두뇌(AP)가 있고, 그 두뇌가 앉을 '무대'가 있다. 자동차 전장에서 그 무대가 바로 반도체 패키지 기판이다. 칩 하나에 400개 넘는 부품을 담은 차량용 AP 모듈, 그리고 그것을 받치는 미세한 기판이, 차량 전자의 보이지 않는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스피커에서 자율주행까지: 삼성 하만이 '카오디오'로 쌓아올린 전장 제국
제네시스나 BMW에 올라 프리미엄 사운드가 차 안을 채울 때, 그 소리는 십중팔구 하만의 것이다. 그런데 카오디오는 더 이상 스피커가 아니다. 삼성은 음향이라는 입구에서 출발해 디지털 콕핏, 그리고 자율주행 풀스택까지 전장 제국을 쌓아 올리고 있다. 듣는 것에서 시작한 사업이 결국 차의 두뇌로 향하는 이야기다.
불이 옆 칸으로 옮겨붙지 않게: 전기차 '열폭주'를 가두는 소재의 부상
전기차에 대한 가장 큰 불안은 주행거리가 아니라 화재다. 배터리 셀 하나에 불이 붙으면 옆 셀로 번지며 걷잡을 수 없는 '열폭주'가 된다. 핵심은 한 셀의 고장을 막는 게 아니라, 그 불이 옆 칸으로 옮겨붙지 못하게 가두는 것이다. 셀과 셀 사이의 '방화벽'이 규제가 강제하는 필수 부품이 되면서, 한국 소재·부품사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충전기 원가의 40%를 쥔 부품: 전기차 급속충전기 '심장'의 국산화
전기차 보급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차와 배터리만 본다. 그런데 그 배터리를 채우는 급속충전기도 만만치 않은 전력 전자 제품이다. 충전기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 '파워모듈'은 그동안 상당 부분 중국산에 의존해 왔다. 이제 한국 부품사들이 충전기의 '심장'과 케이블까지 국산화하며, 전기차 생태계의 마지막 외주를 메우고 있다.
차 한 대에 커넥터 100만원: 전기차가 끌어올린 '연결'의 값
전기차가 비싼 이유를 떠올리면 보통 배터리, 모터, 반도체를 생각한다. 그런데 조용히 값이 몇 배로 뛴 부품이 있다. 전선과 전선을 잇는 '커넥터'다. 내연기관차에서 10만~20만원이던 차량당 커넥터 소요액이 전기차에서는 100만원을 넘는다. 전류가 흐르는 길목을 쥔 이 작은 부품이, 전동화가 키운 숨은 성장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