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로봇 공급망의 기록

로봇·모빌리티 테마와 전장(자동차 전자부품) 공급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공시·거래소 데이터로 정리한 사실의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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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산업

    차 한 대에 콘덴서 3만 개: '전자산업의 쌀' MLCC와 전장화의 숨은 수요

    MLCC는 쌀알보다도 작은 부품이라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전자기기 어디에나 수백에서 수천 개씩 들어간다. 그래서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내연기관차에 3000개쯤 들어가던 이 부품은 순수 전기차에 1만8000개, 자율주행차에는 최대 3만 개까지 늘어난다. AI 서버와 전장이라는 두 수요가 겹치며, 삼성전기가 자율주행용 초고용량 MLCC 양산에 나섰다.

  2. 산업

    운전대와 바퀴를 잇는 쇠기둥이 사라진다: '바이 와이어'와 조향·제동의 전자화

    자동차의 운전대는 100년 넘게 쇠기둥(조향축)으로 앞바퀴와 물리적으로 연결돼 있었다. 브레이크도 유압으로 작동했다. 그런데 이 마지막 기계식 연결마저 전선과 전기신호로 대체되고 있다. '스티어 바이 와이어(SbW)'와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BbW)'다. 2022년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상용화 임박을 예고했고, 2026년 벤츠가 EQS에 SbW를 양산 적용하며 그 예고가 현실이 됐다.

  3. 산업

    로봇의 팔다리에도 눈이 달린다: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의 휴머노이드 대이동

    휴머노이드 로봇은 머리에만 눈이 있는 게 아니다. 팔과 다리, 무릎과 허리 곳곳에 초소형 카메라가 달려 가까운 물체를 살핀다. 현대차그룹이 2028년 연 3만 대 로봇 양산을 앞두고, 삼성전자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협력사들에 이 '몸의 눈'을 만들어 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스마트폰에서 다져온 초소형·저비용·대량생산 역량이, 로봇 공급망의 새 무기가 되고 있다.

  4. 산업

    거울이 카메라가 될 때: 디지털 사이드미러(CMS)와 후사경의 전장화

    자동차 양옆에 달린 사이드미러는 100년 넘게 '거울'이었다. 그런데 이 거울마저 카메라와 화면으로 바뀌고 있다. 차 밖 카메라가 찍은 영상을 실내 디스플레이로 보여주는 '디지털 사이드미러(CMS)'다. 공기저항을 줄여 연비를 높이고 사각지대를 좁히는 이 기술이, 마침 중국이 시장을 열면서 국내 카메라·부품 업체에 새 기회로 떠올랐다.

  5. 산업

    배터리 속 '나노 밧줄': 전자가 다니는 길 '도전재'와 실리콘을 묶는 CNT

    배터리 소재라 하면 양극·음극·전해액·분리막을 떠올리지만, 그 사이에 숨은 첨가제가 하나 더 있다. 활물질 사이로 전자가 잘 흐르게 이어주는 '도전재'다. 예전엔 카본블랙을 썼지만, 이제는 전도성이 뛰어난 탄소나노튜브(CNT)로 넘어가고 있다. 특히 충전 때 4배로 부푸는 실리콘 음극재를 붙잡아 주는 단일벽 CNT는, 전기차 주행거리 경쟁의 숨은 열쇠로 떠올랐다.

  6. 산업

    배터리의 '판막' EV 릴레이: 전류를 잇고 끊는 고전압 스위치와 국산화

    전기차에 시동을 걸 때 차 밑에서 나는 미세한 '톡' 소리, 그것이 EV 릴레이가 배터리와 모터를 연결하는 소리다. 릴레이는 평소엔 배터리 전류를 흘려보내다가, 사고나 화재 때는 순식간에 전류를 끊어 고전압 시스템을 지키는 안전 스위치다. 배터리가 심장이라면 릴레이는 판막인 셈이다. 이 보이지 않는 스위치를 국산화해 세계 완성차에 공급하는 한국 기업들의 이야기다.

  7. 산업

    픽셀을 '보행자'로 바꾸는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인지 SW'와 스트라드비젼의 SVNet

    자율주행의 눈이 카메라라면, 그 눈이 본 것을 '저건 보행자, 저건 차선'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소프트웨어다. 이 인지(perception)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카메라도 그저 픽셀 덩어리만 볼 뿐이다. 포항에서 출발한 스트라드비젼은 값비싼 반도체에 덜 기대면서도 사물을 정밀하게 알아보는 SVNet으로 글로벌 완성차 13곳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며, 자율주행 공급망의 '보이지 않는 층'을 파고들었다.

  8. 산업

    깎지 않고 쌓아 만든다: 자동차 개발을 바꾸는 '적층 제조'와 현대차 AMSC

    자동차 부품은 오랫동안 금형으로 찍거나 금속을 깎아 만들었다. 그런데 금형은 비싸고, 한 번 만들면 모양을 바꾸기 어렵다. 그래서 금형 없이 설계 데이터만으로 재료를 한 층씩 쌓아 올려 부품을 만드는 '적층 제조(3D 프린팅)'가 자동차 개발의 속도를 바꾸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남양연구소에 문을 연 적층 제조 솔루션 센터(AMSC)가 그 변화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