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로봇 공급망의 기록

로봇·모빌리티 테마와 전장(자동차 전자부품) 공급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공시·거래소 데이터로 정리한 사실의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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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급망

    칩을 먼저 고르고 모듈사를 나중에 고른다: 쓰리에이로직스 GV90 진입이 드러낸 발주 순서의 역전

    더벨이 2026년 9월 2일 보도한 쓰리에이로직스 기획에 따르면, 이 코스닥 팹리스의 차량용 NFC 리더 칩이 제네시스 플래그십 GV90에 적용될 전망이고 내년에는 현대차 55개 차종으로 도입이 확대될 예정이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제품이 아니라 발주 구조다. 반도체 IC 업체는 완성차 기준으로 2차 벤더에 해당하는데, 기존에는 1차 벤더가 정해져야 그와 함께 칩이 따라 들어갔다면 최근에는 완성차가 IC 칩 업체를 먼저 선정하고 그 칩을 부품으로 가공할 1차 벤더를 다시 고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헬로티는 9월 14일 이 회사가 산업AI EXPO에 차량용 NFC 리더 IC 'TNR200'을 출품한다며 디지털 키와 무선 충전, 차량 내 기기 연결이 적용 지점이라고 전했다. 국산 전장 반도체가 플래그십을 뚫는 경로와, 그 위에 얹히는 모듈을 누가 만드느냐의 문제를 함께 짚는다.

  2. 기술

    다리를 포기하니 손이 남았다: 원익로보틱스의 세미 휴머노이드 선회와 삼성 반도체 팹 검증

    김민철 원익로보틱스 전무가 2026년 9월 15일 서울 강남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반도체산업협회 첨단센서포럼에서 세미 휴머노이드 개발 착수를 밝혔다. 바퀴 기반 주행 플랫폼 위에 사람 형태의 상반신을 얹는 구조이며, 이족보행을 택하지 않은 이유로 배터리 소모를 지목했다. 같은 자리에서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업체와 바퀴이동형 로봇을 개념검증(PoC) 중이라는 사실도 공개됐다. 휴머노이드 논쟁이 '얼마나 사람을 닮았나'에서 '얼마나 오래 일하나'로 옮겨가는 장면이고, 그 답이 부품 목록을 다시 쓰고 있다.

  3. 기업

    인도 '빅5'의 계기판을 노린다: 텔레칩스, 흑자 전환과 함께 넓어진 고객 지도

    국산 차량용 앱프로세서(AP) 설계기업 텔레칩스가 인도 완성차 업체와 AP 수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9월 14일 밝혔다. 아직 확정된 계약이 아니라 논의 단계이지만,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34% 늘고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흐름과 겹쳐 읽으면 의미가 다르다. 그동안 현대모비스·LG전자·콘티넨탈 같은 1차 협력사를 통해 완성차에 닿던 팹리스가, 이제 고객 지도를 인도까지 넓히면서 동시에 Arm의 피지컬 AI 생태계에 이름을 올렸다. 콕핏의 두뇌가 로봇의 두뇌로 건너가는 길목이다.

  4. 사업

    로봇 단품은 적자, 통합은 흑자: 두산로보틱스 원엑시아 증설이 가리키는 수익 풀의 이동

    두산로보틱스가 미국 SI 자회사 원엑시아의 생산능력을 약 2배로 늘렸고,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사업부를 4개로 쪼개 로봇 지능화(SI)를 독립시켰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완제품 제조사가 마이너스, SI 업체가 플러스였다. 로봇 공급망의 마진이 하드웨어 단품에서 통합·소프트웨어 층으로 옮겨가는 중이며, 부품사에게는 '브랜드'가 아니라 'SI가 반복 선택하는 검증 모듈'이 되는 경로가 열린다.

  5. 한국

    아틀라스 한 대에 31개, 국산 출하는 50만개: 로봇 액추에이터가 단가·수량의 게임으로 넘어간다

    9월 14일 매일경제와 아주경제 보도가 같은 날 로봇 관절 시장의 두 끝을 보여줬다. 한쪽에는 현대차그룹 아틀라스의 2028년 연 3만대 생산 계획과 대당 31개라는 액추에이터 수량 가정이, 다른 한쪽에는 올해 50만대 출하를 예고한 로보티즈와 연 10만대 체계를 갖춘 하이젠알앤엠이 있다. 시연 영상이 아니라 개수와 단가가 경쟁의 언어가 되는 국면이다.

  6. 정책

    새만금 로봇 클러스터, 말에서 예산으로: 기업투자 지원 46억에서 265억, 그리고 연 2만대라는 조달 단위

    새만금개발청이 9월 14일 공개한 내년 예산과 현장 계획에서 로봇 공급망의 숫자가 처음으로 회계 항목이 됐다. 기업투자 지원 예산 46억원에서 265억원(477% 확대), 장기임대용지 조성 175억원, 로봇 클러스터 조성 신규 5억원. 현대차그룹의 국내 첫 로봇 제조 공장은 웨어러블·물류·배송 로봇을 연 2만대 이상 양산하는 규모로 잡혀 있다.

  7. 실적

    베어링 전동체의 다음 관문: 엔비알모션, 수주잔고 911억과 세라믹·G3 라인 투자

    자동차 휠허브·감속기용 스틸볼과 테이퍼롤러를 만들어온 엔비알모션이 170억원 사모 CB로 세라믹·초정밀 베어링 라인 구축에 나선다. 상반기 영업손실 24억원과 수주잔고 911억원이 동시에 찍힌 장부는, 전장·구동 부품 업체가 로봇 전방시장으로 넘어갈 때 반드시 통과하는 구간을 그대로 보여준다.

  8. 산업

    로봇의 두뇌가 카탈로그로 내려왔다: 인티그리트 에어패스, 부품 유통망에 오른 피지컬 AI 보드

    인티그리트가 산업 현장 B2B 위주로 공급하던 엣지 AI 플랫폼 '에어패스'를 엘레파츠·디바이스마트 등 전자부품 유통 채널에 개방한다고 2026년 9월 11일 밝혔다. 회사 집계 누적 공급·운영 실적은 1200대 이상, V4는 최대 48TOPS, V5는 최대 100TOPS다. 로봇의 연산·AI 실행 계층이 맞춤 개발 프로젝트에서 카탈로그 부품으로 내려오는 흐름이 국내 로봇·모빌리티 공급망에 어떤 의미인지 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