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말고 제3의 대안": 옴디아가 한국 로봇 공급망에 던진 화두
공급망 이야기는 대체로 부품 단가와 리드타임의 언어로 오간다. 그런데 2026년 7월 15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옴디아 테크 포럼 서울 2026'에서 나온 진단은 조금 다른 결의 것이었다. 로봇 공급망이 앞으로 '어느 나라 사슬에 속하느냐'의 문제가 된다는 지정학적 프레임이다. 옴디아싱가포르의 리안 지예 수 최고연구원은 "한국은 피지컬 AI에서 중국, 미국 이외 제3의 대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가 이 포럼을 전했다.
숫자부터 보자. 옴디아에 따르면 휴머노이드의 전 세계 출하량은 지난해 약 1만7000~1만8000대에서 올해 두 배 수준인 3만6000~4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더 긴 시계열로 보면 2035년 260만대, 2050년에는 9억3000만대까지 폭증한다는 추정이 제시됐다. 전체 피지컬 AI 시장 규모는 2025년 81억4000만달러에서 2035년 1조1450억달러로 연평균 33.5% 커진다는 그림이다. 이는 시장조사업체의 전망치이며 실제 실현 여부는 기술·수요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1.7만→3.6만대휴머노이드 세계 출하량, 2025년→2026년 약 2배 전망(옴디아, 2026.7.15)
- 연 33.5%피지컬 AI 시장 2025년 81.4억달러→2035년 1조1450억달러 성장 전망(옴디아)
- 87%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의 중국 집중도, '제3 대안' 공급망 수요의 배경(옴디아)
포럼 발표의 핵심 논리는 집중이 곧 리스크가 된다는 것이다. 옴디아는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의 87%가 중국에서 출하되고 있다고 봤다. 규모 면에서는 중국이, 전반적 기술에서는 미국이 앞서 있지만, "나머지 국가들은 미국이나 중국에 완전히 의존하고 싶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수 연구원의 관측이다. 그 결과 로봇 부품·공급업체 등 로봇 공급망의 완전 자국화 요구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배터리와 반도체에서 이미 겪은 비중국·다변화 흐름이 로봇 부품으로 번지는 그림으로 읽을 수 있다.
왜 한국인가. 옴디아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과 반도체·자동차·ICT 인프라를 갖췄고, "매우 강력한 기술 공급망과 채널 유통 전략"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조건이 붙었다. 공급망 전략을 명확히 세우고 그 사슬 전반에서 파트너·유통업체와 협력해야 하며, 로봇 공급망에 속한 업체들은 더 넓은 로봇 제조사·칩셋 제조사와 손잡아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는 주문이다. 강점은 잠재력일 뿐, 실제 편입은 개별 기업의 실행에 달렸다는 신중론도 함께 담긴 셈이다.
이 프레임이 공허하지 않은 것은, 한국이 실제로 피지컬 AI 풀스택을 조립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주에 전해진 소식을 보면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잔여 지분 인수로 지배력을 100%로 끌어올리는 절차에 들어갔고,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2028년 미국 조지아주 공장의 부품 서열 작업에 투입한 뒤 2030년부터 조립 공정으로 확대할 계획이 제시됐다. 톱스타뉴스가 이를 전했다. 반도체(삼성전자·SK하이닉스), 완성차·로봇(현대차그룹·보스턴다이내믹스)이 한 국가 안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옴디아가 말한 '제3 대안'의 물적 토대다.
여기서부터는 mobilitychain의 관점에서 짚는 추론이다. 옴디아 발표와 위 보도는 모베이스전자(012860)를 직접 거명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비중국 로봇 공급망의 제3 대안'이라는 큰 그림은, 차량용 카메라모듈·전장모듈을 국산 기반으로 양산해 온 부품사에게 우호적 배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로봇의 시야(카메라·센서 융합)와 전장 제어 모듈은 자동차에서 축적한 역량이 그대로 이전되는 영역이고, 옴디아가 강조한 '사슬 전반의 파트너십'은 전장에서 로봇으로 고객군을 넓히려는 업체에게 열려 있는 문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는 산업 구조에 근거한 가능성의 서술이며, 특정 수주나 계약이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정리하면, 옴디아의 메시지는 "한국에 문이 열렸다"이지 "한국이 이겼다"가 아니다. 87%라는 중국 집중도는 대체 수요의 크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 자리를 채우려면 부품사 각자가 로봇 제조사·칩셋사와의 연결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숙제도 함께 던진다. 전장에서 로봇으로 넘어가는 한국 부품 서사를 기록해 온 입장에서, 이번 포럼은 그 서사에 '지정학적 명분'이라는 순풍을 더한 사건으로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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