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 부품사가 멕시코로 간다: 한솔테크닉스의 '북미 전장·아시아 가전' 투트랙 재편
한국 전장(電裝) 부품사의 무게중심이 다시 북미로 이동하고 있다. 한솔테크닉스는 2026년 7월 13일 멕시코법인을 신설해 북미 자동차 전장 생산거점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아시아 중심이던 해외 생산체계를 북미까지 넓히고, 권역별로 생산 기능을 특화하는 '투트랙' 재편이 핵심이다.
신설 멕시코법인이 맡는 초기 품목은 전자변속장치(E-Shifter), 차량 내·외장 LED, 무선충전모듈 세 가지다. 회사는 북미 주요 고객사와 인접한 지역에서 제품을 공급해 물류비와 운송 시간을 줄이고, 주문 변동에도 신속히 대응하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겨냥하는 시장은 연간 약 1,600만 대 규모의 북미 완성차 수요다.
- 연 1,600만 대한솔테크닉스가 멕시코 거점으로 겨냥하는 북미 완성차 시장 규모
- 3종멕시코법인 초기 생산 품목: 전자변속장치·차량용 LED·무선충전모듈
- 투트랙북미는 전장 현지 조달, 아시아는 가전 부품 품목별 통합
아시아 생산망은 기능별로 다시 묶는다. TV용 파워보드는 베트남 호치민 법인으로 집중하고, 태국법인은 가전부품 전문 생산기지로 운영한다. 분산돼 있던 생산 기능을 품목별로 통합해 설비 가동률을 높이고 중복 비용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재편이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가 아니라 권역별 기능 최적화를 통한 공급망 경쟁력 강화라고 밝혔다.
이 결정의 배경에는 북미의 현지 조달 요구가 있다. 관세 환경이 불확실해지고 완성차 업체가 부품의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이라고 요구하면서, 부품사에게 멕시코는 북미 시장에 가장 가깝게 붙을 수 있는 생산 기지가 됐다. 고객사 옆에서 만들어 납기와 물류를 잡는 '고객 밀착형 생산'은 이제 수주 경쟁력의 전제 조건에 가깝다. 전장 부품사가 OEM을 따라 북미로 움직이는 흐름이 개별 기업의 선택을 넘어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주목할 대목은 멕시코 초기 품목에 무선충전모듈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무선충전을 넘어 차량 내 편의·전동화 기능으로 무선충전 수요가 확장되는 국면에서, 이를 북미 현지에서 만들겠다는 판단은 해당 카테고리의 성장성을 부품사들이 어떻게 읽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자변속장치와 차량용 LED 역시 조작부·조명의 전자화라는 큰 서사 위에 있는 품목들이다.
mobilitychain 관점에서 이 흐름은 모베이스전자(012860.KQ) 같은 국내 전장모듈 업체의 포지셔닝과도 겹쳐 읽힌다. 모베이스전자는 22kW급 무선충전 기술과 멕시코 생산거점을 이미 사업 축의 하나로 두고 있어, 무선충전모듈·멕시코 현지화라는 두 키워드가 동시에 부각되는 이번 사례는 비중국·북미 대응형 전장 부품사에 우호적 배경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다만 이번 발표는 한솔테크닉스의 거점 재편일 뿐 모베이스전자를 지목하지 않았으며, 한국 전장 부품사 전반의 북미 현지화 추세를 방증하는 사례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관세·현지 조달이라는 구조적 압력이 지속된다면 멕시코 거점과 무선충전·전장모듈 역량을 갖춘 업체들의 수주 기반이 넓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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