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을 미국 땅에서 만든다: 포스코인터 희토류 통합단지와 LS의 '소재-부품' 비중국 사슬
전기차와 로봇의 힘은 결국 모터에서 나오고, 그 모터의 출력을 좌우하는 것은 희토류 영구자석이다. 문제는 이 자석의 원료 사슬이 중국에 크게 기울어 있다는 점이다. 서울경제 보도(2026년 5월 24일)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70%, 분리·정제·가공 단계에서는 90% 이상을 차지한다.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이 핵심광물 수출 통제 수위를 높이자, 한국 기업들이 원료가 아니라 정제와 자석 제조라는 사슬의 중간 고리를 북미 현지에서 직접 쥐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 사례가 포스코인터내셔널이다. 이 회사는 미 워싱턴DC에서 현지 광물 기업 리엘리먼트테크놀로지스와 희토류 분리·정제 합작법인 설립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업무협약(MOU) 이후 세부 조건을 조율해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두 회사는 총 2억 달러(약 3011억 원)를 공동 투자해 미국에 연 6000톤 규모의 희토류 분리·정제 공장을 세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대주주로 경영을 주도하고, 리엘리먼트가 분리·정제 핵심 기술을 댄다.
- 2억 달러포스코인터·리엘리먼트 희토류 합작 투자(약 3011억 원)
- 연 6000톤미국 희토류 분리·정제 목표 캐파, 2028년 양산 계획
- 90%+중국의 희토류 분리·정제·가공 점유율(2026년 5월 보도 기준)
이 단지가 주목받는 이유는 규모보다 구조에 있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합작사는 희토류 원료 분리·정제부터 영구자석 제조, 폐기물·폐자석 재활용까지 전 과정을 수직계열화한 미국 내 첫 통합 생산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1단계로 연 3000톤 체제를 구축한 뒤 2단계 증설로 6000톤까지 늘리고, 내년 4분기 시범 생산을 거쳐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미 희토류에서 영구자석, 구동모터코어로 이어지는 전기차 부품 밸류체인을 갖췄다고 밝혔는데, 여기에 미국 현지 정제·자석 거점이 붙으면 북미 완성차의 자석 수요에 직접 대응할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사슬의 다른 쪽 끝, 즉 자석이 실제로 힘을 내는 모터 권선에서도 비중국 재편이 감지된다. 디지털타임스 보도(2026년 4월 28일)에 따르면 LS에코첨단소재는 글로벌 로봇 부품업체로부터 로봇용 권선(구리선) 공급 계약을 처음 수주했다. 고객사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올해 4월부터 연말까지 수천 개 규모의 액추에이터용 권선을 공급할 예정이다. 액추에이터는 모터·감속기·제어장치가 결합된 구동 시스템이고, 권선은 전기를 힘으로 바꾸며 출력과 정밀도를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로봇 한 대에 수십 개의 액추에이터가 들어간다는 점에서, 회사는 관련 수요가 2030년 연 100만 개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여기서 소재와 부품이 만난다. 디지털타임스에 따르면 LS에코첨단소재는 계열사 LS에코에너지의 희토류 금속 사업과 연계해, 향후 희토류 금속 양산이 본격화되면 로봇 핵심 부품에 필요한 권선과 영구자석을 함께 공급하는 비중국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료(희토류) → 자석 → 권선 → 모터로 이어지는 사슬을 한 그룹 안에서 묶으면, 탈중국 재편을 서두르는 글로벌 고객에게 '통합 공급'이라는 카드를 내밀 수 있다는 계산이다.
냉정히 볼 지점도 있다. 두 소식 모두 아직 계획과 초기 수주 단계다. 포스코인터 단지는 2028년 양산이 목표이고 원료 조달을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가 이제 막 꾸려졌으며, LS의 소재-부품 통합 공급도 희토류 금속 양산을 전제로 한 전망이다. 미국 내 분리·정제 인프라 부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업계 관측은, 뒤집으면 현지 거점을 선점한 기업이 시간을 벌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 물량과 수율은 앞으로의 실행에 달렸다.
mobilitychain 관점에서 이 흐름의 함의는 분명하다. 로봇과 전기차가 공유하는 '근육'인 모터의 원료 사슬이, 중국 단일 의존에서 북미·한국 축으로 조금씩 갈라지고 있다. 이번 사안의 주체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LS 계열이며 출처는 이를 모베이스전자 등 전장모듈 업체와 직접 연결하지 않았다. 다만 희토류·자석·권선이라는 상류 소재층이 비중국으로 다변화되면, 그 위에서 카메라모듈·전장모듈·구동부품을 만드는 한국 모빌리티 부품 생태계 전반에 우호적인 구조적 배경이 될 수 있다는 추론은 가능하다. 자석 하나를 어디서 만드느냐가, 몇 년 뒤 로봇·모빌리티 공급망의 지도를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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