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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차 안이 '48V'로 바뀐다: 오디오 앰프 IC 국산화가 여는 자동차 아날로그 반도체 서사

자동차 실내에서 소리를 만드는 부품은 스피커만이 아니다. 스피커를 실제로 울리는 힘은 오디오 앰프 집적회로(IC)에서 나온다. 디지털 음원 신호를 증폭해 스피커 코일을 흔드는 이 아날로그 반도체는 그동안 국내 완성차·부품 공급망에서 대부분 해외 업체 몫이었다. 그런데 이 작은 칩이 최근 자동차 전기 시스템이 12V에서 48V로 넘어가는 아키텍처 전환의 길목에 서면서, 국산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웰랑이다. 전자신문이 2025년 4월 7일 전한 바에 따르면, 웰랑은 TV용 오디오 앰프 IC 세계 1위 업체로 삼성전자·LG전자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세계 시장 점유율이 40%를 웃돈다(회사·전자신문 인용 수치). 최승종 웰랑 대표는 "차량용 오디오 앰프 IC를 개발해 인증을 받고 있으며, 전력변환 반도체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테슬라를 시작으로 48V 아키텍처 도입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공급망 진입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웰랑은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과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AVAS)용 앰프의 개발·인증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 40%+웰랑의 TV용 오디오 앰프 IC 세계 시장 점유율(회사·전자신문 인용, 2025년 4월 보도 시점)
  • 1/448V 전환 시 동일 전력을 공급하는 데 필요한 전류(12V 대비)
  • AEC-Q100차량용 반도체 신뢰성 인증(아이언디바이스 스마트파워앰프 인증 진행 단계)

왜 하필 지금 자동차 오디오 앰프가 주목받을까. 핵심은 전압 아키텍처의 전환이다. 전자신문 보도에 따르면 자동차 전기 시스템은 오랫동안 12V였으나 차량 내 사용 전력이 급증하면서 48V로 전환이 시작됐다. 48V 시스템에서는 같은 전력을 공급하는 데 필요한 전류가 12V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전류가 줄면 배선의 손실과 발열이 줄어 효율이 오르고, 이는 전기차 주행거리 개선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전압이 바뀌면 자동차를 구성하는 반도체를 비롯한 대다수 부품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48V 전환은 그 자체로 공급망 재편을 부른다. 웰랑이 오디오 앰프에 더해 고전압 배터리 전력을 저전압으로 변환하는 'DC-DC 컨버터 IC', 고압·저압 회로를 전기적으로 분리하는 '갈바닉 절연 IC' 같은 전력반도체까지 함께 준비하는 배경이다.

또 다른 축은 아이언디바이스다. ZDNet Korea가 2024년 12월 5일 전한 바에 따르면, 아이언디바이스는 예측형 제어 방식의 '스마트파워앰프' 드라이버를 리눅스 오픈소스에 등록했다. 예측형 제어란 출력 신호를 미리 추정해 승압 회로를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방식으로, 같은 배터리에서 더 큰 소리를 안정적으로 뽑아내려는 모바일·가전에서 출발했다. 회사는 이 기술의 적용 범위를 모바일 밖 가전·사물인터넷(IoT)·차량용 반도체로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보도들에 따르면 아이언디바이스는 차량용 신뢰성 인증인 AEC-Q100 절차를 진행하며 자동차 시장 진입을 준비해 왔다. 다만 이런 인증·등록은 공급 확대의 필요조건일 뿐, 특정 완성차나 부품사로의 채택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해둔다.

이 흐름을 과대 해석하지 않는 신중함도 필요하다. 차량용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은 텍사스인스트루먼트·시러스로직·아나로그디바이스 같은 글로벌 업체가 오랜 인증 이력과 트랙레코드로 견고한 지위를 쌓아온 영역이다. 국내 업체의 진입은 인증 통과 이후에도 완성차의 오랜 검증 사이클을 통과해야 하며, 실제 양산 채택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위에 인용한 계획과 전망도 회사가 제시한 목표와 업계 관측에 기반한 것으로, 일정과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방향성은 분명하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와 전동화가 겹치면서 차 한 대에 얹히는 아날로그 반도체의 절대량과 종류가 늘고 있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확산으로 앰프 채널 수가 늘고, 48V 전환으로 전력변환·절연 IC 수요가 커지며, 능동 소음 제어·가상 엔진음(AVAS) 같은 새 기능이 앰프의 역할을 넓힌다. 그동안 메모리·시스템온칩(SoC)에 가려 조명받지 못하던 이 '작은 아날로그' 영역이 국산화 기회의 새 무대로 떠오르는 이유다. 참고로 이번에 다룬 기사들은 웰랑·아이언디바이스를 다룰 뿐, 현대차 로봇 공급망이나 모베이스전자 등 특정 국내 전장모듈 업체를 이 사안에 연결하지는 않았다.

mobilitychain의 시선에서 이번 사안은 전동화 서사의 '가장 조용한 한 칸'을 보여준다. 배터리·구동계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이, 스피커를 울리고 전압을 변환하는 아날로그 IC 같은 부품들이 조용히 국산화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이런 저변의 확장이 쌓일수록 한국 자동차 반도체 공급망의 두께가 두꺼워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본 글은 공개 자료에 기반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본 글은 공개 자료에 기반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