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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캐즘 터널'의 끝이 보인다: 전기차 수요 변곡점과 배터리팩 원가의 셈법

전기차 시장을 짓눌러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끝이 보인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경제가 2026년 7월 6일 콕스오토모티브·중국승용차협회(CPCA)·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산업통상부 자료를 종합해 전한 바에 따르면, 지난 5월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26만8000대로 전년 동월보다 39.1% 늘었고, 같은 기간 유럽 내연기관차 판매는 19.0% 줄었다. 중국은 16.6% 증가한 88만6000대로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이 사상 최고인 56.9%를 기록했고, 한국은 5월 65.4%, 1~5월 누적으로는 125.3% 급증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업계는 캐즘이 2027~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지만, 예상보다 빨리 변곡점이 왔다는 해석이다.

수요를 되돌린 핵심은 가격이다.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 집계 기준 전기차용 배터리팩 가격은 지난해 kWh당 99달러로 2년 연속 10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2022년의 kWh당 138달러와 비교하면 28.3% 낮아진 수치다(한국경제 인용, 2026년 7월 보도 시점). 저가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택 확대와 중국발 공급 과잉이 겹친 결과다. 여기에 제조 구조의 혁신이 더해졌다. 셀을 모듈 단계 없이 곧바로 팩에 넣는 '셀투팩(cell-to-pack)'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부품 수가 줄고 제조 단가가 내려갔다.

  • -28.3%배터리팩 가격 하락폭(2022년 kWh당 138달러 → 2025년 99달러, 블룸버그NEF, 한국경제 인용)
  • +39.1%유럽 5월 전기차 판매 증가율(ACEA 등, 전년 동월 대비)
  • +125.3%한국 1~5월 누적 전기차 판매 증가율

이 흐름은 부품 원가와 완성차 가격의 연쇄로 나타난다. 한국경제는 테슬라 모델Y가 2022년형 6만4000달러에서 2026년형 4만9000달러로, 현대차 아이오닉 5가 출시 초기 4만달러 안팎에서 2026년형 3만7000달러대로 내려온 사례를 들었다. 값이 내려가자 주행거리 개선·충전 인프라 확충과 맞물려 수요가 다시 붙고, 늘어난 물량이 규모의 경제로 원가를 또 낮추는 선순환의 초입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는 특정 시점의 집계와 업계 추정에 기반한 전망으로, 지역별 보조금 정책과 원자재 가격에 따라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

실적에서도 신호가 잡힌다. 뉴스핌이 2026년 7월 8일 전한 바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매출 7조5602억원·영업이익 1133억원을 기록해 1분기 2078억원 적자에서 3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삼성SDI는 유럽 전기차 수요 개선에 따른 헝가리 라인 가동률 상승으로 7개 분기 만의 영업흑자가 예상되고, SK온도 2분기 개선이 거론된다. 전기차 회복에 더해 AI 데이터센터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하반기 실적의 또 다른 축으로 지목됐다. 다만 이 전망들은 증권가 애널리스트 추정을 인용한 것으로, 확정 실적과 다를 수 있다.

공급망 관점에서 더 눈여겨볼 대목은 배터리 물량 회복이 곧 전장 콘텐츠의 회복이라는 점이다. 전기차 한 대에는 셀·팩뿐 아니라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고전압 커넥터·릴레이, 충전기(OBC), 차체 도메인 컨트롤러(BDC)까지 방대한 전장 부품이 얹힌다. 팩 원가가 내려가고 판매 대수가 늘수록 이 부품군의 절대 수요도 함께 커진다. 캐즘 국면에서 눌려 있던 이들 부품의 출하가 물량 반등과 함께 정상 궤도로 복귀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이 지점에서 모베이스전자(012860.KQ) 같은 국내 전장모듈 업체와의 연결을 조심스럽게 짚어볼 수 있다. 모베이스전자는 BMS·차체 도메인 컨트롤러, 무선충전, 차량용 카메라·HMI 모듈 등을 다루는 전장 공급사로, 전기차 판매 대수가 늘수록 이런 전장 콘텐츠의 기저 수요가 넓어지는 구조에 놓인다. 다만 위 두 기사는 전기차 수요 회복과 배터리 3사 실적을 다룰 뿐 모베이스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 특정 수주나 계약이 확인된 것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물량이 늘면 전장 부품 저변도 넓어진다'는 산업 구조에 근거한 추론이다.

정리하면, 이번 국면의 본질은 단순한 판매 반등이 아니라 원가·수요·물량이 서로를 밀어올리는 구조의 재가동이다. 셀투팩과 LFP가 만든 원가 기반이 수요를 되살리고, 그 수요가 셀부터 커넥터·BMS까지 밸류체인 전반의 가동률을 끌어올린다면, 캐즘기에 위축됐던 한국 배터리·전장 공급망 전반에 우호적 배경이 마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mobilitychain의 시선에서 이번 데이터는 '가장 아래층인 배터리팩 경제성이 다시 성장을 견인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본 글은 공개 자료에 기반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본 글은 공개 자료에 기반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