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자석의 속까지 균일하게: '중희토 덜 쓰는' 구동모터 자석 제조법
전기차와 로봇의 '근육'인 구동모터에는 강한 영구자석이 들어간다. 그 대표주자가 네오디뮴·철·붕소(Nd-Fe-B) 자석이다. 그런데 이 자석에는 오래된 숙제가 있다. 큰 힘을 내려고 자석을 두껍게 키우면, 정작 내부까지 자성을 균일하게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재료연구원(KIMS)이 이 문제에 정면으로 답하는 제조 기술을 내놓았다. 이번 글은 '자석을 캐느냐 재활용하느냐'가 아니라, 같은 원료로 더 좋은 자석을 만드는 공정 쪽의 이야기다.
한국재료연구원 나노재료연구본부 김수민·이정구 박사 연구팀은 자석이 두꺼워져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고 발열까지 줄일 수 있는 차세대 자석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6월 29일 밝혔다고 헤럴드경제가 전했다. 고출력 모터는 더 큰 힘을 위해 자석의 두께를 키워야 하지만, 두꺼워질수록 내부까지 보자력(외부 환경 변화에도 자성을 유지하는 힘)을 높이기 어렵다. 게다가 고속 회전 환경에서는 자석 내부에 전기가 소용돌이치는 '와전류'가 생겨 발열이 늘고, 이는 다시 자석 성능과 모터 효율을 떨어뜨린다.
기존 해법은 자석 표면에 값비싼 중(重)희토 원소를 코팅해 안쪽으로 스며들게 하는 '입계확산' 공정이었다. 문제는 이 방식이 표면 위주로만 작동해, 두꺼운 자석의 한가운데까지는 효과가 잘 닿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희토 자체도 가격이 높고 공급망이 제한적이라 산업적 부담이 컸다. 연구팀은 발상을 바꿔 자석을 여러 층으로 쌓아 다시 붙이는 '샌드위치 구조 기반 입계확산·접합' 공정을 고안했다. 표면뿐 아니라 층과 층 사이 경계면에도 낮은 온도에서 잘 녹는 저융점 경(輕)희토(프라세오디뮴, Pr) 합금을 함께 적용해, 확산이 자석 안쪽에서도 시작되도록 설계한 것이다.
- Pr 경희토 층 사이 경계면에 저융점 경희토 합금을 적용해 값비싼 중희토 사용을 줄일 가능성 제시(헤럴드경제, 2026.06.29)
- 2026.03.18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스크립타 머테리얼리아(Scripta Materialia)'에 게재된 날짜
- 3社 미국산 희토류를 생산해 한·일에 주로 판매 중으로 거론된 기업(MP머티리얼스·에너지퓨얼스·피닉스 테일링스, FT 인용·연합뉴스 2026.07.08)
핵심은 두 가지를 동시에 잡았다는 데 있다. 두꺼운 자석에서도 안쪽까지 보자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자석 내부에 전기 흐름을 억제하는 고비저항 구조를 형성해 와전류 발열까지 줄였다는 것이 연구팀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전기차 구동모터, 고효율 산업용 전동기, 풍력발전용 발전기, 나아가 전기 선박처럼 대형 고특성 자석이 필요한 분야에 두루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학술지에 실린 연구 성과 단계로, 양산 라인에서의 수율·원가는 별개의 과제라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 기술 뉴스가 유독 무겁게 읽히는 이유는 공급망 국면 때문이다. 같은 날인 7월 8일, 미국 정부가 수십억 달러를 들여 키운 미국산 희토류가 정작 미국 내 수요를 찾지 못해 한국·일본 기업으로 주로 팔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연합뉴스는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MP머티리얼스·에너지퓨얼스·피닉스 테일링스 등이 생산한 희토류 제품이 현재 한·일 기업에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희토류는 전기차 모터·풍력발전기·정밀 유도장치 등에 쓰이는 고성능 영구자석의 핵심 원료다. 원료 확보처는 다변화하되, 그 원료를 덜 쓰고도 성능을 내는 제조 기술이 함께 있어야 공급망 불확실성을 실질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바로 이 지점에서 mobilitychain의 관심사가 겹친다. 다만 정확히 짚자면, 이번 두 소식 모두 모베이스전자(012860.KQ)를 거명하지 않는다. KIMS의 자석 공정도, 미국산 희토류 흐름도 모베이스 사업과 직접 연결된 사안이 아니며, 모베이스가 구동모터 자석을 만든다는 사실은 어디에도 없다. 모베이스의 주력은 차량용 카메라 모듈·HMI·스마트키·차체 도메인 컨트롤러(BDC) 쪽이다. 따라서 이 뉴스는 특정 종목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차 전동화·로봇 밸류체인 전반이 기대는 구동모터 소재의 국산화 토대가 넓어지는 흐름으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자석 원가와 공급 리스크가 낮아질수록 국내 모터·구동계 생태계 전반의 원가 경쟁력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산업 구조 차원의 추론까지가 근거 있는 해석이다.
정리하면, 희토류 서사는 '어디서 캐느냐'와 '어떻게 재활용하느냐'를 넘어, 이제 '같은 원료로 얼마나 잘 만드느냐'라는 제조 기술의 국면으로 확장되고 있다. 두꺼운 자석의 속까지 균일하게 힘을 내면서 발열을 잡는 공정은, 전기차·로봇 구동계의 성능과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국산 소재 기술의 후보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본 글은 공개 자료에 기반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