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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휴머노이드 원가의 절반을 쥔 '관절': 액추에이터 공급망에서 중국을 깨는 한국 부품사

휴머노이드 로봇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대개 인공지능(AI) 두뇌나 배터리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로봇을 실제로 움직이게 하는, 그리고 원가에서 가장 큰 덩어리를 차지하는 부품은 따로 있다.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actuator)다. 한국경제가 6월 2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제조 원가에서 액추에이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30~50% 수준으로 추정된다. 손끝의 그리퍼부터 무릎·발목의 구동까지, 로봇의 '근육'은 곧 액추에이터의 집합이다.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감속기, 제어기의 결합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세 가지가 모두 자동차 전동화 부품에 쓰이던 기술과 거의 그대로 겹친다는 사실이다. 한국경제는 로봇과 자동차의 생산 공정·핵심 기술이 60~70% 정도 겹친다고 전했다. 수십 년간 현대차·기아에 모터·감속기·제어기를 납품하며 대규모 양산과 품질 인증 체계를 쌓아 온 한국 부품사들이, 별다른 도약 없이 로봇 관절 시장으로 미끄러져 들어갈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30~50%휴머노이드 제조 원가 중 액추에이터 추정 비중 (한국경제, 2026.06)
  • 5,000~10,000개휴머노이드 1대 생산에 필요한 부품 수 (한국경제, 2026.06)
  • 60~70%로봇과 자동차의 공정·핵심 기술 중첩 비율 (한국경제, 2026.06)

문제는 이 관절 시장을 지금 누가 쥐고 있느냐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현재 액추에이터 공급의 앞자리는 중국의 산화인텔리전트컨트롤스토푸그룹이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에서 그랬듯, 로봇 부품에서도 중국이 저가·대량 생산으로 먼저 치고 나간 셈이다. 완제품 휴머노이드가 거의 없는 초기 시장에서, 부품 공급망만큼은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 있었던 것이다.

그 벽을 두드리는 대표 주자가 HL만도다. HL만도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에 액추에이터를 공급하고 있고, 한국경제에 따르면 테슬라 옵티머스향 액추에이터 공급도 추진 중이다. 아직 양산 계약을 맺은 단계는 아니며, 테슬라의 요구 조건에 맞춘 시제품을 수시로 공급하는 수준으로 보도됐다. 다만 성사된다면 중국의 두 회사에 이은 세 번째 액추에이터 공급사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자동차 부품업체 삼현 역시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용 액추에이터 납품 후보군으로 언급됐다.

공급망의 관문 역할은 현대모비스가 맡고 있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모비스를 통해 한국 부품사로부터 입찰 제안서를 받고 있으며, 현대모비스 자신도 로봇 관절에 해당하는 액추에이터와 로봇 손(그리퍼)을 개발한다. 매일경제(6월 25일)는 현대차 60년 협력사인 에스엘이 전기차 변속 의지를 전달하는 SBW 액추에이터, 충전구를 여닫는 CDM 액추에이터 기술을 로봇 관절·구동장치에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액추에이터 기술이 자동차와 로봇 사이의 '공용 부품'으로 재정의되고 있는 것이다.

이 흐름에 힘을 싣는 것은 지정학이다. 한국경제는 미국 의회가 전기차·배터리처럼 휴머노이드에도 중국산 부품 사용을 막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렇게 되면 산화·토푸 같은 중국 액추에이터 공급사는 미국 시장에서 배제될 수 있고, 그 빈자리는 '비중국' 공급망을 가진 나라의 몫이 된다. 자동차 부품 생태계가 온전히 살아 있는 한국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배경이다. 다만 이는 법안 추진 단계의 전망이며, 실제 채택·시행 여부와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mobilitychain의 시선에서 이 국면의 핵심은, 로봇 공급망의 승부가 화려한 완제품이 아니라 '관절 하나의 원가와 신뢰성'에서 갈린다는 점이다. 액추에이터가 원가의 절반을 쥐고 있고, 그 기술이 한국 자동차 부품사의 손안에 이미 있다면, 중국이 선점한 이 시장에서 한국 부품사가 '세 번째'를 넘어 더 앞자리로 올라설 여지는 충분히 거론될 수 있다. 관절을 잡는 자가 로봇 원가를 잡는다. 이번 공급망 재편은 그 문장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본 글은 공개 자료에 기반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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