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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가 메모리를 '선점'하기 시작했다: 마이크론·포드·GM 장기계약이 여는 차량용 반도체 확보전

자동차가 메모리 반도체를 미리 잠그기 시작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6일(현지시간) 포드와 차세대 차량 생산에 쓰이는 메모리·스토리지 플랫폼을 장기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뉴스1과 디일렉에 따르면 이는 마이크론이 불과 며칠 앞서 제너럴모터스(GM)와 유사한 전략적 고객 협약(SCA)을 맺은 데 이은 것으로, 미국 양대 완성차가 사실상 동시에 메모리 물량 확보전에 들어간 셈이다.

배경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촉발한 D램 부족이다. S&P 글로벌 모빌리티 집계를 인용한 뉴스1 보도에 따르면 D램 가격은 지난해 12월 이후 약 70% 상승했다. AI 서버가 빨아들이는 물량에 밀려, 상대적으로 후순위였던 차량용 메모리마저 공급이 빠듯해지자 완성차들이 직접 다년 계약으로 줄을 서기 시작한 것이다. 마이크론은 이번 포드·GM 건을 포함해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총 16건의 장기 공급 계약을 공개했다.

  • 16건마이크론이 3분기에 공개한 장기 공급 계약(SCA) 건수(마이크론 발표)
  • 약 70%지난해 12월 이후 D램 가격 상승폭(S&P 글로벌 모빌리티 인용, 뉴스1)
  • 2000억 달러마나사스 등 미국 내 마이크론 투자 계획 규모(디일렉)

주목할 대목은 계약의 성격이다. 이번 물량은 마이크론 버지니아주 마나사스 공장에서 나온다. 디일렉에 따르면 이 공장은 자동차·국방·항공우주·산업·의료용 장수명(Long Lifecycle) 메모리를 만드는 곳으로, 올해 말까지 10나노급 4세대(1α) 공정 품질 인증을 마치고 DDR4·저전력 D램(LPDDR4)을 양산할 계획이다. 최신 초미세 공정이 아니라 오래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장수명' 라인이라는 점이, 완성차 부품의 긴 개발·양산 주기와 정확히 맞물린다.

메모리는 이제 자동차의 부차적 소모품이 아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대용량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 아키텍처가 확산하면서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메모리 용량 자체가 빠르게 늘고 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차량이 더 지능화되고 데이터 집약적으로 변하면서 첨단 메모리·스토리지의 중요성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장기 공급 계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뉴스1은 전했다.

이 국면은 한국 공급망에도 시사점이 크다. 이번 계약의 당사자는 마이크론과 미국 완성차이며, 국내 업체가 여기 연결됐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자동차용 D램·낸드의 유력 공급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완성차의 '메모리 선점' 흐름 자체는 한국 메모리 3사에 우호적 수요 배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AI 데이터센터가 프리미엄 물량을 흡수하는 사이, 자동차라는 또 하나의 대형 장기 수요처가 공급자 우위 협상 테이블에 앉는 그림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추론이며, 계약 조건이나 국내사 참여 여부가 공개된 것은 아니다. 완성차 입장에서는 팬데믹기 차량용 반도체 대란의 재연을 막기 위한 방어적 선점의 성격도 강하다. 그럼에도 mobilitychain 관점에서 핵심은 분명하다. 메모리가 '전략 부품'으로 격상되면서, 확보 능력 자체가 완성차 경쟁력의 변수가 됐다는 점이다. 다년 계약으로 물량을 잠그는 지금의 움직임은, SDV 시대 공급망 안정성이 곧 제품 로드맵의 전제 조건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본 글은 공개 자료에 기반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본 글은 공개 자료에 기반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