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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로봇에게 '깊이'를 알려주는 눈: ToF 3D 센싱 카메라와 코아시아씨엠·나무가의 로봇 진입

사람은 두 눈으로 세상을 본다. 두 시점의 미세한 차이로 물체가 얼마나 멀리 있는지, 즉 '깊이(depth)'를 자연스럽게 가늠한다. 그런데 로봇에 카메라를 한 대 달아 얻는 것은 평면 영상뿐이다. 이 영상만으로는 눈앞의 컵이 30센티미터 앞에 있는지 60센티미터 앞에 있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물건을 정확히 쥐고, 사람과 부딪히지 않고, 계단을 헛디디지 않으려면 로봇에게도 '거리를 재는 눈'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맡는 것이 ToF(Time of Flight·비행시간측정) 방식의 3D 센싱 카메라다.

ToF는 이름 그대로 빛이 물체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계산한다. 카메라가 적외선을 쏘면 가까운 물체에서 반사된 빛은 빨리, 먼 물체에서 반사된 빛은 늦게 돌아온다. 이 시간차를 화소마다 계산하면 장면 전체의 깊이 지도(depth map)가 그려진다. 스마트폰의 얼굴 인식이나 배경 흐림 기능이 바로 이 원리를 쓴다. 로봇에서는 이 깊이 정보가 물체를 잡는 조작(manipulation)과 충돌 회피의 핵심 근거가 된다.

여기서 로봇의 '눈'이 실은 두 종류로 갈린다는 점이 중요하다. 머니투데이 보도(2026년 7월 3일)에 따르면 로봇의 머리에 달린 눈은 라이다·레이더 등과 함께 공간 전체를 인식하고 이동 경로를 판단하는 데 쓰인다. 반면 팔·다리처럼 물체를 직접 다루는 부위에서는 라이다 없이 카메라만으로 초근접 물체를 인식해야 한다. 바로 이 근접 영역에서 평면 RGB 카메라를 보완해 '얼마나 가까운가'를 알려주는 것이 ToF 3D 센싱 모듈의 자리다. 로봇 한 대에 실리는 카메라 수가 스마트폰보다 훨씬 많다는 점(아시아경제는 휴머노이드에 10개 이상의 카메라 모듈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까지 감안하면, 3D 센싱의 잠재 수요는 작지 않다.

  • 10개+휴머노이드 한 대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카메라 모듈 수(아시아경제, 스마트폰 대비 크게 상회)
  • 2종의 눈공간 인식용 '머리' 카메라와 초근접 조작용 '팔·다리' 카메라로 역할 분화(머니투데이)
  • 내년 양산 목표코아시아씨엠이 겨냥하는 휴머노이드향 ToF 3D 센싱 카메라 대량 양산 시점(아시아경제)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도 이 지점에 몰린다. 아시아경제(2026년 7월 1일)에 따르면 코아시아씨엠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휴머노이드 로봇향 공급을 겨냥해 ToF 기반 3D 센싱 카메라모듈 사업화를 추진 중이며, 현재 양산 공급을 위한 고객사 평가를 진행하고 내년 대량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무가 역시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을 주력으로 해왔으나 로봇·모빌리티용 비전 솔루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최근 글로벌 완성차·로봇 플랫폼의 3D 센싱 모듈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정체된 국면에서, 3D 센싱이라는 특화 기술이 로봇이라는 새 수요처로 이어지는 그림이다.

다만 신중하게 볼 대목도 있다. 최근 로봇 업계는 값비싼 라이다 의존을 낮추고 카메라와 비전 AI 소프트웨어로 거리·위치를 추론하는 설계를 늘리고 있어, 하드웨어 3D 센서와 소프트웨어 기반 깊이 추정이 서로 경쟁·보완하는 관계에 있다. 즉 ToF 모듈이 모든 로봇에 필수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코아시아씨엠·나무가의 건도 아직 고객사 평가·선정 단계이거나 구체적 양산 물량이 공개되지 않은 초기 국면이라는 점에서, 당장의 대형 매출보다는 커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자리다툼의 성격이 크다는 점은 분명히 해둔다.

여기서 mobilitychain의 관점을 얹는다. 이번 보도들은 3D 센싱 카메라와 관련해 코아시아씨엠·나무가·LG이노텍 등을 거론했을 뿐, 모베이스전자(012860)를 이 건에 직접 연결하지는 않았다. 다만 흐름의 방향은 짚어둘 만하다. 모베이스전자는 차량용 카메라 모듈을 주력 사업의 하나로 해온 전장 부품사로, 센서 융합·ADAS 카메라 확산의 수혜가 거론되어 온 업체군에 속한다. 로봇의 '눈'이 평면 카메라에서 깊이를 재는 3D 센싱으로 다변화하고, 차량용 카메라 기술을 다져온 업체들이 로봇 공급망으로 넘어가는 큰 흐름이 이어진다면, 차량용 카메라·센서 모듈을 국산화해온 업체군 전반에 우호적 배경이 될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모베이스전자 역시 그런 광의의 후보군에서 거론될 여지는 있으나, 3D 센싱·로봇향 구체적 수주나 공급 사실이 확인된 바는 없다는 점은 분명히 밝혀둔다.

정리하면, 로봇에게 '깊이를 아는 눈'을 달아주는 ToF 3D 센싱은 평면 카메라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조작·회피의 빈칸을 메우는 부품이다. 스마트폰에서 얼굴을 인식하던 이 기술이 로봇의 손끝과 발밑으로 옮겨가는 지금, 3D 센싱 카메라모듈을 다져온 국내 업체군은 전장에서 로보틱스로 넘어가는 공급망 재편의 또 다른 입구에 서 있다. 평면에서 입체로 넘어가는 '눈'의 진화가, 한국 카메라·센서 산업에 새로운 성장 축을 열어줄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본 글은 공개 자료에 기반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본 글은 공개 자료에 기반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